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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제가 곧 여성의 문제”, 여성 창업가가 세상의 절반과 연대하는 방식
19.03.13 10:46:52 · 조회수 44


두 명의 여성 창업가가 지난 12일 개최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103번째 테헤란로 커피 클럽 연단에 섰다. 해피문데이 김도진 대표와 멜릭서 이하나 대표가 가지고 있는 한 가지 공통점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창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유기농 생리대와 비건 화장품이라는 아이템으로, 스타트업으로서는 쉽지 않은 제조 생산에 나서게 된 그들의 치열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피문데이 김도진 대표 (사진 출처 = 스타트업얼라이언스)

■ “해피문데이는 제조업 아닌 서비스업 기반의 2세대 여성용품 기업”

해피문데이를 창업한 김도진 대표와 부혜은 이사는 91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매 달 생리통이 심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두 사람은 믿을만한 유기농 생리대를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의기투합했다. 서울대를 휴학하고 21살 때부터 스타트업에서 일한 김도진 대표의 경험과, 8퍼센트에서 개발자로 일하던 부혜은 이사의 역량이 합쳐져 지금의 해피문데이가 만들어졌다.

2017년 7월부터 시작해 실제 생산을 마치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이다. 정기배송 서비스로 시작한 해피문데이는 오프라인으로까지 유통처를 확대하고 있으며, 현재 정기배송 회원의 수는 약 1만 명 수준이다.

이들이 처음부터 생리대를 직접 생산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창업 초기에는 기성 유기농 생리대 제품에 브랜드를 입혀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생산 공장들과 접촉하며 뛰어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재료와 생산 공정에 대한 개선을 요구할 때마다 ‘대기업도 다 그렇게 한다’, ‘그냥 하던 대로 해도 잘 팔린다’는 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여성이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 직접 생산에 나서야만, 생리대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17년 8월 제품을 출시하고 3~4개월 뒤에 ‘독성 생리대 파문’이 터져 예상보다 빠르게 기회가 왔다. 하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1년간 생산 안정화에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총 6차에 이르는 생산 과정 동안 단계마다 하나씩 개선점을 찾아 나갔다. 제품의 부분별 원자재 공급파트너를 고를 때는 기술력, 품질, 책임의식, 공급 이력을 토대로 결정한다는 나름의 기준도 세웠다. 현재 해피문데이의 탑시트(피부에 닿는 부분)는 메디컬 거즈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이미 너무 거대한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 않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해피문데이는 대기업과 DNA 자체가 다르다’고 답했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제조업과 유통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1세대와 달리, 해피문데이는 디자인업과 서비스업을 기반으로 하는 월경 케어 분야의 2세대 기업이다. 1세대 기업은 원가를 절감하고 마진율을 높여 최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해피문데이는 ‘프로핏 포 커스토머(Profit per Customer)라는 서비스업 관점에서 사업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마케터를 더 충원해도 부족할 시점에, 서울대 병원 응급실 출신 간호사를 팀원으로 채용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해피문데이는 초경 가이드를 만들어 배포하거나, 생리대 기부를 진행하는 등의 소셜 임팩트 활동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김도진 대표는 “여성의 결혼과 출산 시기가 늦어지며 다양한 부인과 질병도 늘어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서비스와 콘텐츠는 뒷받침되고 있지 못하다”면서, “유기농 생리대를 시작으로, 초경부터 완경에 이르는 여성의 다양한 신체 변화를 돌보는 브랜드로 커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멜릭서 이하나 대표 (사진 출처 = 스타트업얼라이언스)

■ 미미박스 출신 이하나 대표, “인간과 자연 조화하는 비건 화장품 만든다”

비건 화장품 기업 멜릭서의 이하나 대표는 뷰티 광고 모바일 플랫폼 핑크파우치의 창립 멤버이자, 미미박스에서 4년간 해외사업부 관리를 맡았던 인물이다.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얻게 된 피부 질환을 식물성 화장품으로 해결하면서부터, 그녀의 창업 인생이 시작됐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인간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고 사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비건 화장품 브랜드 멜릭서를 만들었다.

멜릭서는 온라인으로만 유통하는 브랜드로, 1980~200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타깃층이다. 올해 4월에 창업한 이후 8개월 동안 발생한 누적 매출은 7천만 원 규모다. 7월 말에는 한국, 미국, 캐나다를 포함한 8개국에 판매를 시작했으며, 주력 시장은 미국이지만 한국에서 가장 큰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

멜릭서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초기 고객을 유치했다. 초기 고객 1천 명에게 시행한 설문조사로부터 총 고객 중 40%가 남성이라는 의외의 결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와디즈를 통해 선구매한 고객의 91%는 멜릭서 제품을 지인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멜릭서는 ‘비건 뷰티’라는 생소한 개념을 대중화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도 진행 중이다. 공유 숙박 기업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자신의 기술이나 취미를 여행자와 공유하는 ‘에어비앤비 트립’이 지렛대가 됐다. 멜릭스는 에어비앤비 트립에 ‘비건 배쓰밤 원데이 클래스’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해외 고객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해외 고객의 반응을 꾸준히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한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하나 대표는 “최근 미국의 유명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인디고고에도 멜릭서 제품을 런칭하며 우리 제품이 매스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지를 시험해보고 있다”면서, “멜릭서는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고객 중심적인 제품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적인 비건 뷰티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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